[정치경제학] 자본가들도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요?

[편집자] 이 글은 “베프레터” (4월 셋째주 목요일 발행호)에 실렸던 <궁금해요, 맑스쌤>를 다시 게재한 것입니다.

Q. 사장님들, 자본가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노동을 하지 않나요? 육체 노동은 아니어도, 경영이나 마켓팅, 조직관리 등 어려운 고강도의 정신 노동을 하거나 전문성을 발휘해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A. 경영인, 사용자, 자본가들도 현실에서 무언가 ‘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먼저, 이들이 한다고 하는 일의 굉장히 많은 부분은 사실상 이들의 지시에 따르는 노동자들의 노동에 바탕을 두고 있어요. 시장을 분석하고, 다른 기업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마켓팅 문구를 뽑고, 광고를 만들고, 인사평가를 하는 등의 일 대부분을 (사무직) 노동자들이 수행합니다. 자본가들은 대체로 이를 보고받고 최종적인 결정을 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물론, 특정한 조직에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리더의 역할은 매우 막중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본가들이 내리는 결정의 다수는 ‘자본주의적 생산’,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들이지 인간 사회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 그 자체에 요구되는 것이 아닙니다. 즉, 자본가들은 무엇이 잘 팔릴 물건일지 고려해 생산을 결정하고, 무엇보다 생산된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애씁니다. 물건 값을 낮추기 위해 노동조합을 구워삶거나 탄압하기 위한 결정도 하고, 노동자 개인을 더 쥐어짜기 위해 인사평가 제도를 만듭니다. 모두 다른 자본과의 경쟁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가서 이윤을 많이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는 자본가들의 향락이나 접대, 자본가들 또는 정치인들까지 아우르는 ‘로비’의 현장도, 따지고보면 모두 경쟁과 이윤을 위한 ‘필수적인’ 자본가의 ‘노동’ 입니다. 이윤과 경쟁 없이 필요에 따라 생산하고 배분하는 민주적 사회에서는 이런 자본가의 ‘노동’과 ‘리더십’은 불필요한 것이 될 것입니다.

이에 비해, 지금도 공장을 가보면 실제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노동과 결정, 리더십은 현장 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생산 중 돌발사태가 일어났을 때나, 비효율적인 작업과정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나, 갑작스러운 물량 증산이 필요할 때, 또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업무에 대한 갈등이 일어났을 때, 그 모든 상황에서 노동자들 또는 현장의 리더인 노동자가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바로 이런 ‘정신 노동’이야말로 모든 사회의 생산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들입니다. 사용자가 없어도, 노동자들은 이런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VF] 

Tags:

VERY FRONT 베리프론트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