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이 글은 3월 셋째주 목요일 베프레터에 실렸습니다.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장동혁 대표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성화에 이끌려 ‘절윤’ 선언 쑈를 했지만, 예상했다시피 실제 행동은 정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극우’공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극우 인사로 가득찬 공천 후보
국민의힘은 강원도에서는 레고랜드 사태의 책임자이자 극우적 발언으로 꾸준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를 단수공천하였습니다. 충북에서는 윤석열 변호인 윤갑근,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청장 윤희근 등 문제적 인물들이 유력한 공천 후보들로 떠올라 있습니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에서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생각들인지 대구 시장 공천에 무려 9명이 몰려든 상황입니다. 이들 중 대표주자인 추경호는 내란 당시 원내대표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내란 해제 표결을 실질적으로 방해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들을 모두 컷오프하고 공천을 악명 높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에게 주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난리통 공천에서 유일하게 윤석열에 대해 말로라도 비판하는 사람은 오세훈 뿐입니다. 그는 국민의힘이 “절윤”하지 않으면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 꼬리를 내리고 슬그머니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기회주의적인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자멸하는 국민의힘?
분명히 이런 막장 극우화는 당장의 선거 성적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근 대구 경북 지역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대해 오차 범위 내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조차 윤석열과 절연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며, 오는 지방 선거에서 “대구(민심) 우습게 보면 안 된다. TK자민련도 아니고 K자민련이 되게 생겼다”며 위기감을 드러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결과가 어떻든, 그로 인해 곧바로 국민의힘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박근혜 탄핵 직후의 경험을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0%에 불과했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 들며 그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극우가 아니면서도 다양한 동기에서 극우 정치를 지지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국민의힘 전체가 극우라는 구심점을 유지하면서도, 향후에 있을 이재명의 배신에 따른 반사이익을 가로챌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대중의 눈에 현 집권 세력의 가장 유력한 견제 세력이라면, 사람들은 얼마든지 “비판적 지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대구나 부산, 울산에서 극우적인 인물이 정치권의 공식 직함을 가지게 될 경우, 그는 이후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극우의 목소리로 대변하는 구심점 구실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그들의 당선 자체가 극우의 사기를 높이고, 나아가 기층의 극우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일자리와 자금을 지원하는 결과도 낳을 것입니다.
민주당과 단결해 국민의힘을 사라지게 만들자?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어야 할까요?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만만치 않은 정치적 위기를 겪을 공산이 큽니다. 극우에 맞서기 위해 민주당을 찍어주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삼가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을 때 부메랑이 될 것입니다. ‘너희들도 민주당이랑 똑같잖아’라는 말을 듣겠지요. 민주당과 독립적으로 사회개혁을 요구하고, 극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민주당이 나중에 몰락하더라도 정치적 연대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내란 청산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극우는 빠르게 자신감을 회복하여 이번 선거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민주당의 소심함은 여러모로 극우의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민주당보다 더 급진적인 주장과 행동을 대중에게 제시하는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V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