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각 인선 ⓒ 오마이뉴스, 사진을 누르면 원문 기사로 이동
* 이 글은 9월 1호 베프레터(9/4)에 실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발표했습니다. 7주 연속 지지도가 하락하며 취임 후 첫 30%대 지지율(38.9%)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을 곤경으로 몰고 간 부동산 문제(재정경제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검찰 개혁 문제(법무부 장관), 3개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개혁 문제(국방부 장관) 등의 책임자를 개각 범위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청와대 보좌진으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대표적 친노친문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정무특별보좌관) 등도 발탁했습니다. ‘집토끼’를 잡기 위해 범여권 인사를 두루 기용해 단결을 꾀한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책임론이 제기되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개각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개각 발표 이틀 뒤 사퇴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각으로 국정 방향이 얼마나 달라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예컨대, 부동산과 연관된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들은 모두 현직 차관들로, 기존 정책의 담당자들이었습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더더욱 노골적입니다. 그는 검찰개혁 강성 지지자일 뿐 아니라,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소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소취소 의원 모임’ 공동대표입니다. 국방부장관 후보자는 민주당이 ‘내란 청산’ 대상으로 취급하던 육사 출신 인물로, 아직 윤석열 내란 하에서 정말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는지 여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경력의 후보자를 임명함으로써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보겠다는 계산일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현재 최대 딜레마는, 중도실용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민생) 경제 성적표가 후퇴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1만피’를 바라보던 주식은 6천대까지 하락했고, 부동산은 매매, 전세, 월세 가격이 모두 인상되는 ‘트리플 강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집값 잡기 목적의 세제개편안(실거주자에 비해 비거주 1주택자에게 종부세 부담을 높이는 안; 사실상 상위 1%에 대한 증세)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번복했습니다. 눈에 띄는 대중의 ‘먹고사니즘’을 개선한 성과는 전혀 나지 않는데, 이재명 정부는 권력기관 개편에 매몰돼 독불장군 이미지만 쌓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정부 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대법관 후보 추천 문제, 장윤기와 제주도 실종 사건이 증폭시킨 검찰개혁 후폭풍 등이 모두 대중의 피로감을 가중시켰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쥐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당장 이재명 정부가 대중에게 던져 줄 ‘당근’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사법개혁, 검찰개혁 등은 모두 지배계급 내 세력을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굳히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과제들입니다. 반면, 민생을 더 낫게 만드는, 대중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에는 돈이 듭니다. 반도체 초과세수를 그런 개혁에 쓸 수도 있었겠지만, 이재명 정부는 자본에게 이를 돌려주기로 선택했습니다. 올해보다 12.8%나 늘어난 내년도 예산안에서 가장 우선적인 투자 분야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입니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 증가율은 약 30%인데 비해 보건·복지·고용 예산 증가율은 9.3%로 한참 낮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자본가들, 그리고 호남의 지지층으로부터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메가 프로젝트의 성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전에도 노골적으로 “성장·복지 동시확대는 비현실적”이라며 기업과 함께 경제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경영성과급 배분 요구와 근로조건에 연관된 경영상 결정에 대한 파업을 불법으로 취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우클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노동자들이 이에 어떻게 맞서 싸우느냐가 결국 이 정부의 운명을 좌우할 것입니다. [V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