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 이수기업 노동자 투쟁 정당하다, 폭력 사용 중단하라!


오늘(4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던 중 노동자의 손가락을 베는 사건이 일어났다. 부상을 입은 노동자는 구청의 천막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한 손으로 천막을 붙들고 있었다. 구청이 고용한 용역은 우격다짐 끝에 칼로 천막 끈을 자르다 결국 사람까지 베어버렸다. 부상을 입은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인대와 신경이 손상되는 등 상처가 너무 깊어 봉합 수술을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찾아야 했다. 또 다른 노동자도 천막 강제 철거 과정에서 호흡 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구청은 노동자들이 설치한 천막이 불법이므로 강제철거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로를 완전히 막는 것도 아닌데다, 집회 목적으로 설치한 천막을 철거 통보 4일 만에 폭력적으로 급히 철거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2만 명이나 된다. 지금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 이 숱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할 작정이다.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에 지어진 천막농성장은, 이런 마른 하늘의 날벼락 앞에서 자기 삶을 지켜내보려 노동자들이 애써 지은 것이다. 이 작은 공간조차 잠시 내어주지 못하는 구청은 낯부끄럽게도 “시민 불편”을 들먹인다. 농성장을 피해 인도 한 쪽 끝으로 걸어야 하는 우리들의 불편함이, 홈플러스에서 해고될지 모르는 시민들이 직면한 ‘불편’ 보다 우대 받아야 할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사기꾼 수준의 기업이다. 이들은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직전 고의로 820억 원에 이르는 단기 사채를 발행했다. 돈을 못 갚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린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지금 위기 해결을 위한 자금 수급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는 수천억 원을 투입했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무책임하게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는 자본과 그에 항의하는 천막농성조차 훼방놓는 권력 앞에서, 노동자들이 투쟁하지 않으면 대체 어떻게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싸우는 노동자들을 아무렇지 않게 폭행하는 사건은 지난 주에도 있었다. 34명 집단해고에 반대해 투쟁 중인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이수기업) 노동자들은, 4월 18일 현대자동차의 경비 인력과 경찰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경비대는 투쟁 200일 맞이 문화제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에게 들이닥쳐 현수막과 천막을 탈취하고, 여성 노동자들까지 주먹으로 내리쳤다. 10명의 노동자가 다쳤고, 그 중 2명의 노동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폭력 상황에서 노동자들만 막아대는 경찰에 항의하던 노동자 3명은 경찰서로 연행됐다.
윤석열은 물러났어도, 한국 사회는 여전하다. 구조조정과 해고 바람 속에서 노동자들이 집회를 하다 두들겨 맞아도 언론에는 고작 몇 개의 기사만 나올 뿐이다. 윤석열은 내란으로 요란하게 헌법을 망가트리려다 실패했지만, 이 나라의 기업들은 지금도 헌법에 적힌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조용히 무너뜨리는 중이다. 노동자들의 싸움이, 우리의 투쟁이 현재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V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