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기각, 이제 윤석열의 선고를 기다릴 게 아니라 쟁취해야 한다

검찰과 법원에 이어 헌법재판소도 기대를 배신했다. 윤석열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한덕수 탄핵 사건을 먼저 선고한다 했을 때부터 불길했다.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는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와 관련하여 한덕수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특별검사 임명법률안에 대한 거부권,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무기한 연기 등도 탄핵 사유가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유일하게 한덕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재판관 정계선조차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행위”에 대해서는 한덕수가 파면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보도자료를 읽어보면, 재판관들은 한덕수가 아주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했다는 증거가 없다면 내란에 찬성하고 동참했다는 것만으로는 파면 사유가 안 된다고 본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헌법재판소는 누구의 편인가? 이들은 윤석열 탄핵과 내란 세력 처벌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 모인 2백만 명과 이를 지지하는 숱한 시민들의 뜻을 완전히 무시했다. 윤석열이 내란 사태를 방송에서 생중계로 발표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열렸다는 사실은 이 나라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객관적 사실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지금 법률의 이름으로 한 일은, 윤석열 구속을 취소한 검찰과 법원이 한 것과 꼭 마찬가지로, 온갖 어려운 말들을 갖다붙여서 간단한 진실과 정의를 짓밟는 일이다. 시민들에게 힘을 위임받았다는 국가 기구가 극우 세력과 국힘 편을 드는 데 그 권력을 사용한 것이다. 법원과 검찰, 헌법재판소가 이토록 오만하게 다수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 허용된다면, 이들의 권위를 인정하는 제도 자체도 비민주적인 것 아닌가? 존재 의의를 잃은 이들 또한 탄핵감, 해체감이다.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탄핵소추안이 섣불렀다고 결론내림으로써, 이제 윤석열 탄핵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는 목소리는 더 강화될 것이다. 헌재 판결문의 법적 내용을 분석해 갑론을박을 하든, 윤석열의 경우와는 사실과 쟁점이 다르다며 위안을 삼든, 이번 선고가 결국 극우와 국힘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냈다는 점 만큼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더 이상  헌법재판소가 ‘그래도 최악의 결론은 피할 것’이라는 무망한 낙관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 ‘최악의 결론’을 피하려면, 우리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면, 더 큰 행동이 필요하다. 새로운 변수 없이 이대로 시간만 흐른다면 더한 결과도 생길 수 있다. 올 해 최대 규모의 즉각적 항의 시위가 필요하다. 특히, 민주노총은 더 기다리지 말고 즉각적인 총파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주 내에 선고기일을 잡지 않으면 파업한다는 조건을 붙이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선고기일만 잡고 결론이 이 모양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선고기일이 아니라 신속파면을 요구하는 파업을 해야한다. 우리가 더 강력한 카드를 던지지 않는다면, 시간은 지금 우리의 편이 아니라 저들의 편이 되어 줄 것이다. [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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