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6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 기소됐습니다. 감방에서 설을 맞이하면서도 윤석열은 “이번 계엄이 왜 내란이냐,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는 망언을 남겼습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건 든든한 버팀목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수용할 거라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제(31일) 최상목은 예상대로 이에 화답했습니다.
최상목은 이미 윤석열이 구속 기소됐기 때문에 ‘별도의’ 특검 필요성이 없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특검의 취지 중 하나는 수사와 처벌 대상을 내란 공범자들까지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모든 국무위원들이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국무위원들의 주장과 달리, 최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계엄에 동의한 국무위원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이들에 대한 수사는 한참 부족합니다. ‘윤석열과 김용현의 행위가 본질적이지, 국무위원들의 행위는 비본질적’이라며 특검이 필요 없다는 국민의힘은 그저 내란 세력 인정 범위를 줄여 자신들에게 올 타격을 줄이려는 것뿐입니다.
또, 윤석열에 대해서도 충분한 수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윤석열은 그동안 공수처의 수사권을 부정하며 조사를 계속 거부했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 연장 신청이 기각되자, 검찰은 일단 대면조사도 하지 못한 채 윤석열을 기소했습니다. 특검 도입 주장은 공수처와 검찰의 미진한 수사를 보완하고, 비상계엄과 내란 행위의 전모를 제대로 밝히자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권한대행이 두 번째 내란 특검법마저 거부하면 탄핵하겠다”고 강하게 최상목을 압박해왔지만, 막상 거부권 행사 후에는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며 한 발 빼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면서도 내란 특검법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선택지는 결국 앞으로 더욱 후퇴한 법안을 발의하는 것 뿐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최상목의 거부권 행사와 국힘의 비협조적 태도가 더 명분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을 할테니까요. 하지만 그런다고 그들이 특검에 동의해줄까요? 더구나 이미 이번 내란 특검법도 첫 번째 내란 특검법에 비해 국민의힘 의견을 수용해 혐의를 대폭 줄이고, 수사 일정과 인력을 상당히 축소한 안이었는데, 더 이상 후퇴를 할 여지가 남아있기나 한가요.
정치인들만 믿고 있어서는 제대로 된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것도, 통과 이후 이를 제대로 실행하는 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믿을 것은 우리 스스로의 힘뿐입니다. 지금 광장에서 이야기하는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려면, 윤석열 개인뿐만 아니라 동조자든 방조자든 관여자 모두를 낱낱이 파헤쳐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척결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최상목 탄핵을 요구하고, 껍데기 특검조차 거부하는 국힘을 규탄하면서 투쟁해야 합니다. [V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