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이후, 평범한 일상조차 지켜주지 않는 세상을 바꿀 힘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걸 우리는 집회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면서 알 수 있었다. 매일 저녁 집회에 나가고, 단식에 돌입한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란수괴 윤석열과 하수인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파면 선고마저도 미뤄졌다. 파업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대항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27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총력투쟁대회가 열렸다. 노동자가 일손을 놓으면 세상이 멈춘다. 계속되는 헌재의 농락에 더이상 참지 않고, 세상을 멈추고 우리의 힘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이날 금속노조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전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했고, 건설노조도 조합원 상당수가 참여했다. 노조가 없는 직장인들은 연차를 쓰고, 대학생들은 자체휴강을 하고, 자영업자들은 사업장 휴업을 하면서 연대파업이 이루어졌다. 지역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파업이 이루어졌겠지만, 이 투쟁들을 헌재와 극우세력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면 투쟁은 더 큰 동력을 얻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조합원들과 시민들 10만 명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헌재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 헌재는 민주주의를 배반했고, 주권자의 명령을 배신했다. 헌재는 이제 기대의 대상이 아닌 심판의 대상이 됐다. 우리는 더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4월 3일 광화문에서 비상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4월 10일 2차 총파업 총력투쟁을 할 것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함께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에게는 크나큰 힘이 있다. 제조업 노동자가 생산을 멈추면 나라가 뒤흔들릴 것이다. 공무원이 일손을 놓으면 정말로 나라가 멈춘다. 대학원생과 학교노동자들이 학교를 멈출 것이고, 화물노동자가 운송을 멈출 것이다. 철도노동자는 노동자들의 이동 자체를 멈춤으로써 세상을 멈출 것이다.
우리가 멈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1차 총파업 때보다 더 많은 조합원과 시민들이 모여 위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 한강진, 그리고 남태령을 다시 떠올린다. 민주노총이 길을 열었고, 연대의 힘으로 남태령의 길을 뚫었다.
물론 총파업에 대한 우려와 비난도 있다. 정치파업, 불법파업은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없던 시기, 모든 게 불법이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의 투쟁이 지금 우리에게 노조할 권리를 갖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계엄령이 터졌을 때 국회로 달려나가, 포고령에 따르면 금지된 집회를 개최했다. 악법은 법이 아니다. 불법파업은 지배자들이 이름 붙인 것이다. 우리가 직업도 직종도 나이도 성별도 다르면서 한데 모여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운 국가가 정한 것이다. 우리에겐 그걸 뛰어넘을 권리와 힘이 있다.
그 길에 민주노총과, 평범한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선봉에 설 수 있다고 믿는다. 평범한 조합원들과 시민들이야말로 세상을 멈춤으로써 진정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비범함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2차 총파업을 지지한다. 총파업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하겠다. 세상을 멈추려할 때 같이 멈추겠다. [V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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